여행

[11월빙고/여행] 속초로 떠나요_01

그리즐리 베일리 2024. 11. 19. 10:23

11월 15일에 일 끝나고 친구랑 만나기로 했다. 1박 2일로 놀기로 했는데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가평을 갈까 하다가 문득 11월 빙고 챌린지가 떠올랐다.

놀랍게도 아직 하나도~! 못했던지라 이제는 슬슬 해야한다 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던 터. ‘바다보러 가기’가 있길래 예전에 친한 언니가 추천해줬던 속초 숙소 가격을 봤다.
금요일인데도 무려 오만원대!! 깨끗하고 괜찮았던 인상이 있어서 친구에게 바로 물어봤다.

“지금 속초 숙소 가격 5만원대인데 갈래?”

가자! 가 아니라 갈래? 라고 물어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이 친구가 운전해서 갈 것이기 때문에.. 버스도 찾아봤지만 이미 매진이었다. 정말 그냥 넌지시 물어본 거라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친구는 흔쾌히 가자고 했다. 진짜 괜찮냐고 다섯번 정도 더 물어봤고, 친구의 확답을 듣고난 후 우리는 속초로 떠나게 되었다.

백두대간 터널이 뚫려서 정말 다행이다.


사실 속초 갈 것을 생각 못한지라 나는 일을 굳이 빼지 않았고, 덕분에 친구는 서울까지 나를 데릴러 와주었다.
우리 둘다 점심을 먹지 않고 만났기 때문에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들고 야무지게 먹으며 출발했다.
서울은 어마무시하게 막혔다. 샌드위치도 사실 고속도로 타면 먹을려고 했는데 너무 배고파서 서울 빠져나가기전에 다 먹어치웠다.
어느 시간대에 오든 막히는 것이 서울... 빠져나가는데만 1시간이 걸렸다.
담부턴 꼭 일을 빼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서울을 빠져나오자 막히는 구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싕싕 차가 달렸다. 겨울즈음이기도 하고, 오후에 출발을 했기 때문에 중간인 흥천 휴게소에 들렸을 땐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풍경이 너무 이뻤다. 날씨도 너무 좋았다!
뉘엿...뉘엿... 안돼 바다에 도착할때까지만이라도 버텨줘.

화장실만 잠깐 들리고 가자. 라고 생각했는데 핫식스도 사먹고 풍경도 감상하고 조금 앉아서 쉬다보니 30분을 보냈다.
휴게소 주차장에 주차되어있는 ‘동서울 > 속초’ 고속버스를 보며 ”저기의 두자리가 우리자리 였어야 해...“를 중얼거리며 다시 출발했다.

어젯밤, 속초를 갈거라고 아빠한테 미리 말했었다. 암것도 모르는 딸내미는 그저 바다 보러 간다. 회를 먹는다.라는 생각만 가득했고 구체적으로 뭘 해야할지는 사실 정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생각뿐. 나름 사회생활을 하면서 J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거 보면 뼛속까지 P인 것 같다.
그런 딸내미를 위해 아버지는 가볍게 힌트를 제공해주셨다.

“대포항 가서 한바퀴 둘러보고 가장 괜찮은 곳에서 회를 사먹어.”  

그렇게 우리는 첫 목적지로 대포항을 찍었다.

동그란 형태로 바다를 둘러싸고 있다! 호수같았다.

대포항은 동그란 형태로 바다를 둘러싸고 있었다. 파도소리가 아니었다면 호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사실 실감이 잘 안났다. 엄청 큰 호텔과 바다의 짠내음이 실감을 시켜주었다. 와 진짜 속초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샌드위치가 모두 소화되어 배가 너무 고팠고, 우리는 회와 튀김을 사서 숙소에 들어간 뒤 저녁을 먹기로 다짐했다.
사실 먹고 들어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친구가 술을 좋아해서... 술도 같이 마실겸 포장하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
영심이네회센타
강원 속초시 대포항희망길 71
https://naver.me/Gxkdad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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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심이네회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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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도 친절하시고 회 뜨는 모습도 바로 보여서 좋았다. 광어 2마리 (작은거 조금 큰거) + 복어 + 부시리 이렇게 해서 5만원, 줄무늬 오징어? 1마리 1만5천원 해서 총 6만 5천원에 샀다.
배가 너무 고프기도 하고 회 생각에 신이 나서 이제가자~ 하고 주차장을 가다가 문득 튀김 골목은 안들린게 생각나서 급하게 튀김을 사러 갔다.
회센터랑은 다르게 튀김골목은 가격이 거의 비슷하거나 똑같아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조금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가게를 들어갔다.

[네이버 지도]
금숙이네튀김
강원 속초시 대포항희망길 55
https://naver.me/5uI8K4br

네이버 지도

금숙이네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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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을 찍어서 올리고 싶었는데...
아직 사진 찍는게 익숙하지두 않고... 그냥 좀 부끄러워서 따로 찍진 않았다. 사실 그래서 튀김집은 다시 찾는데 애를 먹긴 했다. 계좌이체한 내역이 있어서 그걸로 찾았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다시는 못갔을 것.
사장님이 되게 조곤조곤하시고 상냥하셨다. 튀김세트를 시켰는데 큰 새우 튀김을 실수로 자르셔서 미안하다며 덤을 조곰 넣어주셨다. 튀겨지는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냄새가 쥑였다.
회는 그래도 냄새가 안나서 참을만 했는데 튀김은 미쳤다. 가뜩이나 배고픈 와중에 따끈하고 꼬소한 튀김향이 솔솔솔 나서 숙소 가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친구는 이성을 잃고 과속을 할뻔했다. (하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샤워고 뭐고 자시고 세팅부터 했다. 물론 손은 씻고.

무친 때깔. 지금 다시 봐도 군침이 싹 돈다. 심지어 방금 밥먹었는데 또 배고파진다..
이때 참 아쉬웠던게 초고추장 하나 더 살걸.. 싶었다. 초고추장이 모자랐으니까..

너무 야무지게 잘 잘라주셔서 이게 광어인가.. 잘 모르겠지만 암튼 하야니 광어가 맞지않을까? 모양이 어떠면 좋은가 맛있으면 됐지.
이 날 복어랑 부시리도 처음 먹었는데 맛있었다! 사실 뭐가 복어고 뭐가 부시리인지 모르겠지만 전부 싹싹 긁어먹었으니 맛있었던 게 틀림없다!

튀김도 바삭바삭하니 맛있었다. 대포항에서 숙소까지 오는데 20분정도 걸리는 바람에 눅눅해지진 않았을까 조바심이 났었는데, 그런 걱정을 코웃음치듯 튀김은 바삭바삭 그 자체였다. 게살 튀김? 은 처음 먹어봐서 신기했다. 진짜 게맛이 났다. 진짜 게가 들었으니 당연한 거긴 하지만.

재미있는 유튜브를 보면서 싹싹 다 해치웠다.
둘이서 먹기에 너무 많은가 싶었음에도 맛있다보니 다 해치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과식하고 동산만한 배를 두들기며 잠 잘 준비를 했다.
내일 또 맛난것을 먹고, 오늘 보지 못한 푸른 바다를 기대하며.